한국의 건축사 자격시험은 3개의 교시로 이루어져 있으며 오늘 다룰 내용인 평면설계는 두 번째 교시에 해당된다. 주어진 지문의 내용을 파악하고 3시간 안에 1층과 2층 평면도를 작성하는 과제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프로세스 과정이다. 어떤 용도와 종류의 건물이 나올지 모르므로 자신만의 문제풀이 순서를 숙달시켜 놓는 것이 시험장에서 당황하지 않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평면설계에서 문제를 풀어나가는 순서 및 각 단계별로 중요한 사항을 언급해보려고 한다. 2교시 평면설계에서 중요한 점은 크게 3가지 사항이다. "축, 동선, 영역". 첫 번째로 축이란 자연축, 도시축, 대지축 등을 의미하는데 대지가 접하고 있는 땅의 모양, 혹은 남향이 어디를 보고 있는지, 접하고 있는 도로의 폭과 길이가 어떻게 되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다. 보통 이 단계를 통해서 건물의 매스 형태와 비율 등이 짐작되게 된다. 예를 들어 세장한 땅에는 당연히 기다란 건물이 들어서게 될 것이고 정사각형 땅에는 ㅁ자형의 건물이 앉혀질 확률이 높다. 여기서 변수는 (문제에 따라서 다르게 주어지는) 외부 공간과 대지 현황(주변 건물, 방해요소, 출입구 설정 등)이 될 것이다.
건축사시험의 2교시과제가 대부분 축척이 200대1로 출제됨에 따라서 실들의 크기는 사실 계획적으로 다룰 수 있는 옵션이 많지 않다. 따라서 대형실 (공연장, 다목적실 등)이 아닌 이상 정사각형 땅에서 건물 중앙에 외부공간 없이 매스를 가득 채우는 것은 일반적인 해법으로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다음으로 언급하고 싶은 것은 동선이다. 건축물의 매스가 대략적으로 잡히게 되면 주 출입과 부 출입 동선, 그리고 내부 동선을 계획해야 하는 단계로 오게 되는데 여기서 가장 중요한 점은 동선의 간결함이다. 한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향할 때 필요없는 굴곡이나 직선이 아닌 길은 배제하는 것이 좋다. 공용공간 중 로비나 홀을 기준으로 했을 때 +자를 대충 잡아보면 수평 수직적으로 복도가 클리어하게 계획되는지 체크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러한 내부 동선은 수직적으로도 일치시키는 편이 전체적인 계획을 더 정리되어 보이게 하는 요소일 것이다.
형태와 동선이 잡히게 되면 이후 면적표에 제시되어 있는 실배치를 시작하게 되는데 그리드와 동선을 표기해 놓은 종이에 실배치를 해보고 가능성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그리 오랜 시간이 소요되지는 않을 것이다. 보통 1~2번에는 끝나지 않을 것인데, 이 때마다 행해야 하는 게 대안의 설정이다. 안 되는 것을 붙잡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리드와 동선의 계획을 바꿔가면서 실배치를 해보는 것이 좀 더 빨리 정답에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동선에 따라서 실을 배치하면 결국 그룹핑해놓았던 실들이 정리되어 보이게 배치된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까지 정리했던 축, 동선, 영역을 기반으로 작은 스케일의 프리핸드 계획을 완성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 계획에 적합한지 확인하는 동시에 스케일감 있게 세부계획을 마무리하기 위하여 트레싱지에 2차 계획안 정리를 시작하여야 한다. 이 때는 구조를 고려한 모듈과 출입문 개폐방향 및 창호 위치까지 문제에서 제시한 내용들을 대부분 다 반영하여 계획에 그려 넣는 것이 중요하다. 1대1 스케일의 트레싱지에 계획이 끝났다면 이제 답안 작성용지에 작도를 하는 일만 남게 된다. 보통 날려서 그린다면 45분, 조금 더 정성 들여 그린다면 1시간 정도를 개인적으로 계획하였는데, 기본적으로 계획은 끝난 상태로 작도에 들어간다는 전제이다. 확실히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도면작도를 시작한다면 생각과 고민하는 시간이 길어져 작도시간이 무한정 연장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작도의 퀄리티에 대하여는 여러가지 의견들이 존재한다. 평면설계에서는 계획이 중요하니 프리핸드도 상관없다는 의견이 다분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작도의 능력도 중요하다고 본다. 왜냐하면 요즘 시험 추세로 볼 때 건물 형태나 실배치가 크게 난해하게 출제되고 있지는 않다. 따라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크게 다르지 않은 건물 형태와 실배치를 답안 작성용지에 그려낼 것이다. 따라서 채점자의 입장에서 볼 때 수천 명의 비슷한 시험지들 중 합격권을 걸러낼 때 중요한 요소는 작도와 가독성에 대한 결과물 일 것이다. 전반적인 계획을 맞게 그렸다는 전제하에 본인이 보여주고 싶은 내용 (이를테면 내부동선과 공용공간이라면, 이를 해칭 할 것)과 해당되는 노트를 빼곡하게 적어내어 합격에 대한 절실함을 어필하는 것이 방법들 중 하나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리를 하자면 건축사시험 2교시 평면설계의 합격 전략은 다음과 같다고 생각한다. 출제자의 의도에 맞는 건물의 모양과 동선, 그리고 조닝의 계획이 첫 번째 조건이다. 다음으로는 이를 잘 표현할 수 있는 방법론 적인 것들인데, 이게 바로 작도와 도면의 표현기법, 그리고 노트(절실함 표현) 이리고 믿는다. 이상 줄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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