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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역사&디자인

도덕은 과연 예술의 족쇄인가?

by 꿈꾸는 건축가 2024. 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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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한국에서, 혹은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사회에서 예술(건축을 포함)이라고 불리는 행위를 하는 것은 어느 수위까지 인정될 수 있고, 어디까지 그것을 예술행위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예술’이란 것에 대하여 생각하는 사람들의 의견과 그것을 바라보는 대중들의 시각은 시대마다 지역마다 혹은 그 사회나 집단에 소속된 구성원에 따라서 같은 예술이라 할지라도 다른 평가를 받게 된다. 예를 들어 구성원의 자기표현이 개방적인 나라인 미국에서 가수 레이디가가의 퍼포먼스는 대중들에게 예술로서 인정받고 뛰어난 평가와 인기를 얻게 되지만 보수적인 나라에서는 반인간적이거나 추악하다고 여겨질 수도 있다. 이렇게 하나의 같은 행위를 바라보면서 다른 생각을 하게하는 것은 그것을 바라보는 지역의 대중들의 ‘가치판단의 틀’ 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가치를 판단 할 수 있는 틀은 어디서 나오게 되는가? 바로 인간들이 군집생활을 하기위해서는 꼭 필요한 규칙, 규범, 형법 등을 통솔하고 있는 ‘도덕’이다. 어떤 지역이나 사회가 지닌 도덕에 따라서 예술은 인정받을 수 있거나 혹은 비난 받을 수 있다. 앞으로 이러한 예술과 도덕과의 관계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

-본론:

예술(건축)과 도덕에 대한 관계를 알아보기에 앞서 이 두 가지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다. 니체가 말하길 ‘예술은 개별 인간이 가진 창조성을 근거로 성취되는 자기극복이나 자기 창조 행위 일체를 의미 한다.’, 그리고 이와 관련하여 ‘예술이란 삶의 가장 위대한 자극제’라고 정의하였다. 내가 생각하기에 예술은 인간 자신을 좀 더 성장시키고 분발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 점에서 니체와 비슷하지만 여기에 추가로 예술이란 예술가 자신의 내면의 세계와 무언가를 향한 예술가 자신의 의지를 보여줄 수 있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니체는 도덕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정의 하였다. ‘모든 도덕은 되는대로 내버려두는 것과 반대되는 것이며, 자연에 대한, 이성에 대한 어느 만큼의 억압이다.’ 확실히 도덕의 존재로 인하여 우리는 자신이 원하는 행위를 제약 받게 된다. 때문에 자기표현방법의 일종인 예술행위는 도덕에 의하여 자유로운 자신의 의지표현에 대하여 제약받을 수 있다. 위에 정의들을 토대로 예술과 도덕이 의미하는 바에 대하여 생각해보자면 예술은 ‘개인’의 욕구충족이나 성장의지, 자기극복 혹은 자유에 대한 것이라면 도덕은 개인 보다는 좀 더 ‘공동체적인’, 반자연적인, 개인에 대하여 억압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예술과 도덕은 서로 상반되거나 공존 할 수는 없는 두 개의 가치인가? 위의 정의를 보자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인간이 세상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고대부터 군집생활을 해야 했다. 역사에서도 증명 할 수 있듯이 인간은 외부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서로 뭉쳐서 살게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함께 평화롭게 공존을 할 수 있도록 그들 사이에 지켜야할 도덕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인간이 우선 평화롭게 살기 위해서는 예술 보다는 도덕이 우위의 개념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결국 인간은 도덕이라는 틀 안에서 예술을 할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시대마다, 지역마다 도덕이 가지는 기준에 따라서 어떤 인간의 자기극복이나 자기 창조 행위는 예술이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러한 도덕에 의해서 지배되고 있는 사회는 여러 가지 성격을 가진 예술들을 탄생 시킨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앞에서 언급한 미국에서 레이디가가의 퍼포먼스는 비교적 예술에 대한 도덕의 억압이 적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고 또 다른 예로서 중국은 아직까지도 사회주의적인 풍조가 많이 남아있어서 건축에 있어서 다른 단순한 기능주의적 건물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건물에서의 예술적인 행위를 하는 것이 힘들다고 한다. 이처럼 도덕은 예술보다 선행해서 작용한다고 할 수 있다. 인간은 항상 자기 발전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예술은 인간이 자신의 내면의 의지를 다른 사람에게 표현 할 수 있게 하고 자신을 극복하며 창조행위를 함으로써 인간을 진보할 수 있게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도덕 또한 인간이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가치이지만 도덕이 예술을 억압할 수 있었던 이유는 앞서 언급했던 생존을 하기 위한 군집생활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와 도덕이 가지고 있는(또는 관련되어있는) ‘강한 힘’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말하는 강한 힘 이란 서론에서 언급했었던 바로 형법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니체는 ‘형법의 준엄성은 인간의 건망증을 극복하기 위하여 사회적, 공동생활의 몇몇 원시적 요건을 순간적인 감정과 욕망의 노예인 사람들의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얼마나 애를 썼는가를 보여주는 의미심장한 척도이다’ 라고 말하였다. 이것이 의미 하는 것이 무엇이겠는가? 형법은 법을 어긴 자에 대하여 벌을 내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머릿속에 규칙을 각인 시킨다. 즉, 형법은 앞으로도 규칙, 법을 어기는 일이 없도록 만드는 것이다. 도덕은 형법을 이용하여 사회 구성원들의 잠재적인 예술적 의지나 능력까지도 상실 시킨다. 이것이 바로 도덕이 예술을 속박하고 억압할 수 있었던 힘이자 이유이다. 이렇듯 우리는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의 도덕의 틀로써 예술을 보거나 예술을 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우리는 이미 사회가 만든 도덕에 속박되어있을 수 도 있다. 그렇다면 예술과 도덕을 분리시킬 수는 없을까? 하지만 그럴 수없는 이유는 우리가 나라에 속해서, 혹은 사회에 속해서 살고 있는 이상 예술과 도덕 이 두 가지는 서로 뗄 수 없는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두 가지 가치에 대하여 어떻게 이해하고 행동해야 할까? 앞에서 언급 하였듯이 도덕은 예술에 비하여 여러 사람을 생각해야하고 따라서 비교적 바꾸기 힘든 큰 규모의 사회문화적인 가치관 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예술 행위를 주어진 조건의 도덕 안에서 틀을 벗어나지 않지만 자신의 의지를 표현하고 자기극복이나 창조행위를 할 수 있는 범위에서 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만약에 예술가(건축가) 자신이 한 작품이 그가 속한 사회의 도덕에서 이해 될 수 없다고 해도 그 예술을 통해서 자신의 자기창조 행위를 하고 정신적으로 성장 할 수 있었다면 사회에서 비난 받을지라도 그는 확실히 예술행위 했다고 말할 수 있다. 왜냐하면 도덕이란 예술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그것의 틀에 맞지 않는 것을 제한하거나 비난하고 그를 통해 예술 행위의 의지를 속박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도덕적인 현상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현상에 대한 도덕적 해석만이 존재할 따름이다.’ 앞의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도덕은 예술행위에 대하여 지적하거나 비난을 할 수는 있지만 이것으로 인하여 공격받은 예술행위가 예술로써 가치가 없어지거나 자신감을 잃을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예술가가 자신이 어떠한 예술행위를 하게 된다면 그것에 대한 책임을 질수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있다. 결국 예술행위는 도덕에 의하여 제약을 받고 있기 때문에 도덕이 규정 하고 있는 틀을 벗어나게 된다면 그 사회를 구성하는 집단의 법에 의하여 처벌 받게 되거나, 혹은 그가 소속된 사회로부터 비난을 받게 될 것이다. 이것을 이겨낼 자신의 예술에 대한 당위성과 자신감이 있다면 비록 도덕이 규정한 틀을 벗어나더라도 예술가 자신의 자기극복과 표현의 의지를 위하여 그것을 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그 사회의 도덕이 규정하는 틀 안에서 자신의 예술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 또한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것이 더 우월하다거나 옳은 예술 행위를 한 것이라고 정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예술행위를 한 예술가가 본인 스스로 자신이 행한 예술로 인하여 내면의 성장이나 자기극복 또는 자신의 의지를 밖으로 충분히 표현해내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는가 이다.

도덕성 안에서 예술이란 무엇일까

-결론:

앞에서 우리는 도덕과 예술(건축)의 정의와 그 두 가지의 가치가 서로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하여, 그리고 두 가지를 어떻게 바라보고 행동해야할 것인가에 대하여 탐구하였다. 우리가 군집생활과 이것을 하기위해 규칙을 필요로 하는 인간인 이상 도덕과 예술은 모두 필수적인 요소이고 두 가지는 서로 밀접하면서도 상반되는(어쩌면 도덕이 예술행위를 억압하고 제약하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조건 속에서 우리는 자기 자신의 발전과 자기극복, 내면의 표현의 의지를 위하여, 사회 공동체의 평화와 유지, 존립을 위하여 예술과 도덕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할 필요성이 있다. 위에 따르면 사회의 도덕이 자유로운 예술의 행위를 억압하고 제한 한다고는 하지만 이는 동시에 무분별한 예술 행위를 통제해줄 수도 있다. 따라서 평화로운 사회의 존립과 예술가 개인의 자기극복을 포함한 내면의 표현의지를 만족시키기 위하여 바람직한 예술과 도덕의 역할을 정리해보자면, 예술은 예술가가 속한 사회의 규범 안에서 예술가 자신이 보여주고자 하는 바를 표현하는 방법을 찾아 나름대로의 최선의 창조행위를 해야 하고, 도덕은 보다 열린 마인드로써 예술가의 예술 행위를 바라보고 그것을 장려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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